목양 칼럼

아버지께서 한국 전쟁 참전 용사이심을 감사드려요

작성일
2018-08-12

아버지께서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심을 감사드려요

 

전병두 목사

오레곤 주 유진 중앙 교회 담임 목사

 

아름다운 도시 유진은 대학 도시입니다. 2만3천여명이 다니는 오레곤 주립대학교와 2만5천여명의 학생이 등록된 2년제 칼리지 외에도 노스웨스트 크리스챤 유니버시티, 신학대학등에 등록된 학생수를 합친다면 유진 시민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학생일 정도로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도시를 가로 질러 유유히 흘러가는 윌라멧강과 맑은 수돗물을 공급하는 메케지 강은 청년들의 활력과 함께 유진을 생명력이 넘치는 푸른 도시로 만들고 있습니다.

독일의 라이프치히에서 바하 페스티발이 개최된다면 유진에는 매년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에 걸쳐 약 3주간동안 오레곤 바하 페스티발이 펼쳐집니다. 2018년도 여름 바하 페스티발 축제에 특별 초청을 받은 12명의 한국 국악 예술인들은 주립대학교 음대 강당에서 두 차례의 공연을 하였습니다. 이 분들을 모시고 한국전 참전 용사 분들과 한국 고아들을 입양해 기르고 있는 미국인들을 초청하여 교회에서도 감사의 음악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예술인 중에는 산상 보훈을 판소리로 공연하는 국악인 김수미 씨도 동행을 했습니다.

음악회에 참석한 청중들은 대부분이 한국의 국악에 대하여는 생소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거문고와 가야금, 해금의 은은하면서도 간장을 애는 듯한 애절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청중들은 넋을 잃고 귀를 기울이는 듯 했습니다. 서양의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등에 익숙한 이들에게 한국의 국악은 동양 음악의 진수를 맛보게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노은아씨의 해금과 배수현씨의 피아노 합주로 “하늘가는 밝은 길이“ 연주될 때는 숙연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김수미씨의 판소리 “산상 보훈”이 공연 될 때는 숨소리 마저 멈춘 듯 조용한 가운데 그리스도의 말씀이 국악인의 입술을 통해서 200여명의 청중들 영혼에 깊이 파고 드는 듯 했습니다. 순서 도중에 한국전 참전 용사 분들과 입양아 가정에 대한 감사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22년 전에 처음 이 행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5-60 여명의 참전 용사분들이 참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여섯명으로 줄었습니다. 금년 여름에는 더 줄어서 세 분만이 지팡이에 의지한 몸을 이끌고 참석하였습니다. 매년 세상을 떠나기도 했고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전 용사 분들을 부축하여 무대로 안내한 후 준비한 선물을 나누어 드렸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우리 조국 대한 민국의 국악을 들을 수 있는 이 아름다운 음악회를 개최할 수있게 된 것은 풍전 등화와 같았던 대한 민국을 북한 공산 정권의 남침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태평양 바다를 건너 달려오신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목숨을 걸고 싸워주신 미군 장병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말을 하는 제 음성은 떨리고 있었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청중석에서 들려왔습니다.

음악회가 끝난 후 준비한 푸짐한 한국의 음식으로 차려진 교회 식당 테이블로 안내했습니다. 참전 용사 분들과 그 가족들을 한분씩 먼저 에스코트하여 앉혔습니다. 이어서 입양아와 그 가족 분들을 테이블로 모셨습니다. 18세 나이에 한국 전에 참전하여 낙동강 전투에 투입되었던 스미스씨가 저를 옆으로 불렀습니다. 안쪽 호주머니에 깊이 넣어 두었던 두장의 편지를 펼쳐 읽어 주었습니다. 한 장은 자신의 친 딸 발로니씨가 아버지 스미스씨에게 보내온 편지였고 다른 한 장은 한국에서 입양해 온 손녀 딸 에밀리가 보내온 편지였습니다. 친딸은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아버지께 제가 얼마나 많은 감사를 드리고 있는 지 아시기를 바래요. 아버지께서는 북한과 중국으로부터 남한의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한 몫을 담당하셨다는 사실 때문이예요. 아버지께서 한국에 파병됨으로 (우리집에) 에밀리를 입양할 수있게 되어서 고마와요. 아버지의 한국전 참가에 대하여 감사드려요. 사랑해요 아버지. 발로니 드림.

한국전쟁이 휴전된 후에 홀트 아동 복지회를 통하여 입양되어 온 손녀 에밀리는 양 할아버지 스미스씨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저는 할아버지께서 우리 조국에서 군 복무를 해 주심에 대하여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할아버지께서 한국에 군인으로 오시지 않으셨다면 오늘 날 제가 할아버지 집에 양 손녀로 오지 못했을 거예요. 저는 할아버지께서 한국에서 참전해 주심에 감사드려요.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이 일을 영광스럽게 생각하시기를 바래요...“ 에멜리 드림. 파란 눈의 스미스씨는 딸과 입양 손녀가 보내 온 그 편지속에서 많은 행복을 발견한 것처럼 밝게 웃었습니다.

아름다운 윌라멧강과 맑은 메켄지 강이 유진을 풍요하게 만드는 것 보다도 우리의 조국 대한 민국을 위해서 젊음을 바친 한국전 참전 용사 분들이 함께 살고 있는 유진의 훈훈함이 더욱 풍요스럽게 다가온 음악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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